총 5막 중 2막 중간쯤이다. 대한제국 고종 황제 시절 증조할아버지가 받은 작위를 대대로 이어받았다는 자칭 ‘백작’은 호숫가 갈대밭에서 발견한 낡은 보트를 끌고 온다. 백작은 “귀족은 요트가 있어야 하는 법”이라며 ‘펜션 주인 동료’들에게 졸지에 ‘요트’가 된 보트 이름으로 ‘산타마리아’호와 ‘산타루치아’호 중 뭐가 좋을지 물어본다. ‘건달’ 청년 조영욱은 “산타루치아는 이탈리아 민요 이름이죠”라며 ‘산타루치아’ 마지막 두 소절을 우렁차게 부른다.
연극 ‘즐거운 복희’ 연습이 한창인 지난 19일 서울 동소문동 삼성빌딩 지하 1층 한빛예무단 연습실. 배우들의 연기를 날카롭게 지켜보던 연출가 이성열이 “잠깐만”하고 극을 중단했다. “그 부분을 힙합식으로 한번 해보지.” 조영욱 역을 맡은 배우 박혁민은 고개를 두어 번 끄덕이더니 바로 힙합 동작을 취했다. “산-타-루-치~-아, 산-타-루-치~-아.” 그 장단에 맞춰 옆에 있던 배우 박완규는 두 다리를 번갈아 올리며 힙합 춤을 추고, 장내는 잠시 웃음바다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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