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탈출에 정치적 음모가?
연극 '그게 아닌데'
동물원서 일어난 우발적 사건
배후 캐는 경찰-답답한 조련사
23일까지 대학로 정보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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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왜 코끼리를 풀어준 거죠? 전 어디까지나 선생님 편입니다.” “풀어준 게 아닌데.” “비둘기가 날자 코끼리가 겁먹고 달렸다고 말씀하셨어요. 코끼리 몸을 쪼도록 비둘기를 유인하셨나요?” “아닌데….” “아닌데 비둘기들이 날자 코끼리도 달렸다고요?” “달린 순 없는데. 뛰어간 건데.”
여기는 경찰서 취조실. 코끼리 조련사가 심문을 받고 있다. 사건이 일어났다. 코끼리 한 마리가 동물원 우리를 박차고 겁도 없이 탈출을 해버린 거다. 그런데 취조실의 이 대화, 뭔가 좀 이상하다. 코끼리 탈출 배후에 어떤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은 아니냐는 의혹을 ‘강요하고’ 있는 듯하다.
‘코끼리 동물원 대탈출’. 허구가 아니다. 2005년 벌어진 실제사건이다. 극단 청우가 이 사건을 모티브로 창작한 연극 ‘그게 아닌데’를 올린다. 한 사건을 두고 양 갈래 입장에서 다른 시각으로 다른 해석을 하는 소통불가 상황을 풍자한 블랙코미디다. 지금 우리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계층 간 집단 간 단절문제로 바로 치환할 수 있는 구성력을 갖췄다.
코끼리 난동에 경찰은 당장 인명피해 운운하며 사살 방침부터 내놓는다. 그러나 누군가가 보기에 코끼리의 거친 행동은 겁에 질린 몸부림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작품은 이 점에 착안했다.
극단 청우의 대표로 있는 김광보 연출이 나선다. 연극 ‘M. 버터플라이’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등 올 상반기 내내 ‘무겁게’ 화제가 됐던 작품에서 분위기를 바꿔 ‘재미있는’ 극으로 올렸다.
극은 이미경 작가가 썼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과 한국연극연출가협회가 진행하는 ‘제14회 신작희곡페스티벌’에 당선된 작품이다. 지난해 12월에는 낭독공연으로 선뵌 적 있다. 단막으로 올랐던 것을 김 연출이 이 작가에게 장막을 의뢰해 이번 공연으로 이어지게 됐다. 윤상화, 문경희, 강승민, 유성주, 유재명 등 대학로 실력파 배우들이 나선다. 오늘부터 23일까지 서울 대학로 정보소극장. 02-889-3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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